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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자에게 양말을 신겨주었다

CrimsonPunch 2020. 1. 11. 14:59

의자에게 양말을 신겨 주었다.

 

 

의자양말 여섯 세트가 도착했다. 테니스공도 여섯 세트 왔는데, 생각보다 너무 커서 온 집안 바닥이 공으로 가득찰까 우선 따로 빼 두었다.

의자들을 하나하나 눕혀 놓고 하나하나 양말을 신겨 봤다. 근데 갑자기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은거다. 

작은 아가 발에 양말을 신기는 느낌이 들었다. 어릴 때 수환이 발에 양말을 신겼을 때의 감촉이 생각났다.

+ 이제 막 가족에게서 떠나온 새댁버프를 받아, 엄마아빠도 어릴 때 내 발에 이렇게 양말을 신겼겠지..나도 곧 이렇게 내 아기한테 양말을 신기겠지...온갖 생각이 나면서 괜히 울컥.

 

말을 다 챙겨신은 의자들은 아무리 당기고 밀어도 전처럼 뻑뻑 소리를 내지 않았다. 뿌듯하면서 괜히 의자가 기특하기도 하고(양말이 기특한게 아니라). 아무튼 결혼준비부터 신혼 초반까지는 온갖 종류의 센치함이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것 같다.